-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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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의 뿌리를 찾아서> 27번째 책이다.
평면 예술인 회화는 우리의 사유와 신앙, 의례 및 생활 등 삶의 전모를 시각적이며 예술적으로 재현하고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그리고 당시 사람들의 정서와 이념, 미학이나 예술론 등과 결부된 작가의 의식세계와 개성이 가장 직접적으로 투영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조형 문화뿐 아니라 우리 전통 문화의 정수이며 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회화는 암각화와 벽화ㆍ공예화를 비롯해 불화ㆍ무속화 같은 종교화, 궁중장식화와 민화, 각종 행사도나 계회도 같은 기록화, 그리고 초상화ㆍ도석화ㆍ고사화ㆍ풍속화ㆍ미인화ㆍ고전산수화ㆍ실경산수화ㆍ화조화ㆍ동물화ㆍ초충화ㆍ화훼화ㆍ사군자ㆍ기명절지화 등 다양한 갈래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전통 회화의 전모를 역사적 변천 과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전통회화는 식민주의와 반식민주의, 내셔널리즘과 모더니즘과 같은 근대적 혹은 서구적인 이데올로기에 의해 타자화되어 언술된 측면이 적지 않다. 이 책에서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존의 서구 모형의 내재적 발전론에서 벗어나 당시의 객관적 조건과 사회문화 변동을 주도한 사람들의 사상과 삶의 문맥에서 전통회화의 통사적 체계화를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
* 책 내용
이 책은 한국의 전통 회화를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 전기, 조선 후기, 근대 이후로 나누어 그 시대의 상황과 사상에 의해 변천하는 전통 회화의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 회화의 시원은 암각화로부터 비롯되었는데, 한반도의 선사인들은 자신들이 신성시하던 바위 표면에 바다와 육지 동물의 포획 장면과 새끼 밴 동물의 모습, 개구리 형태의 샤먼 상, 추상적인 식물 도안 등을 새겨넣으면서 생존을 기원하였다.
삼국시대에는 지배층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궁궐 등의 주거 건물과 복식을 장엄화하는 것이 중시되었는데, 고구려 시대의 고분벽화에서는 내세에서도 영생을 바랐던 지배층의 염원이 다양한 인물상과 동물상, 상징 문양 등으로 표현되었다.
고려시대에는 국태민안과 수명장수, 극락왕생을 기원하여 왕실을 비롯한 지배층에서까지 불화를 집에다 봉안할 만큼 다양한 불화들이 제작되었고, 그 결과 화사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의 고려 불화만의 색조가 창출되었다. 고려 중기 이후에는 북송과의 활발한 문화 교류에 의해 문인화가들이 출현하였고 화업만을 전담하는 직업 화가들이 출현하면서 서화 시대와 감상용 그림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조선 전기에는 사대부들의 서화 애호 취미가 자기 수양의 차원으로 확산되면서 중국의 이념화된 정형 산수를 모델로 하는 고전 산수화가 유행하였는데, 중기에 이르러서는 실용적인 실경 산수화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고려 말에 시작된 인물화는 초상화풍에서 수묵풍의 도석화로 발전하였고 사대부의 표상으로 간주되는 매ㆍ난ㆍ국ㆍ죽의 사군자 그림을 포함한 화조화도 성행하였다.
조선 후기는 경제성장과 신문인주의, 서학동점이라는 국제 조류에 맞추어 새로운 움직임이 각 분야에서 일어난 시기였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회화 애호 풍조가 확산되어 화원을 포함한 비양반 출신 문인들의 서화 활동이 양적으로 팽창하였다. 또한 자득적 창작 태도에 의한 실경 산수화풍이 유행하였고 시정 풍속화가 대두되어 성풍속도로까지 발전하였다. 중인층과 상인들, 부유한 서민들의 축재로 기복호사 퐁조가 만연되어 민화류가 범람하였고 신감각에 의한 화훼 잡화류가 유행하였다.
오원양식이 풍미하던 개화기의 전통 회화는 1920년대 초 관전의 창설에 따라 ‘동양화’로 재편되면서 동서 미술의 절충과 융합을 통해 개량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광복 이후 한국화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면서 수묵 산수화는 조선화의 전통을 이은 민족 회화의 원류라는 자의식을 강화하여 전통 산수화의 근대적 변모를 다시 모색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현재까지 시대별 풍조와 환경의 변동에 따라 한국화의 자주적이고 자생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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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홍선표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과에서 한국회화사 전공.
일본 규슈대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에서 ‘근세 한일회화교류사 연구’로 문학 박사학위 취득.
일본 문부성 일본국제문화연구센터 특별 초청 연구원.
문화재위원,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한국근대미술사학회 회장, 한국미술사학회 회장 등 역임.
현재 이화여자대학교(대학원) 미술사학과 교수, 성강문화재단 한국미술연구소 소장,
『미술사논단』편집인.
1979년 이래 250여 편의 논고를 통해 한국 전통 회화와 근대 회화의 통시성과 동아시아 회화와의 관계성을 연구해 오고 있다.
저서
『조선시대 회화사론』(문예출판사, 1999. 월간미술 학술대상, 문광부 우수학술도서)
『고대 동아시아의 말그림』(마문화연구총서 4, 한국마사회, 2001)
『한국근대미술사』(시공사, 2009)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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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I. 선사 회화
한국 회화의 시원
청동기의 공예화
II. 삼국시대 회화
고구려 고분벽화의 변천과 파급
통일신라의 회화
III. 고려시대 회화
고려 불화의 특징
일반 회화의 대두
고려 중기 이후의 신동향
IV. 조선 전기 회화
사대부 회화관과 서화 취미의 확립
고전 산수화와 실경 산수화의 정립
인물화의 새로운 전개
화조화의 성행
V. 조선 후기 회화
회화 애호 풍조의 확산과 창작 태도의 변화
새로운 화법의 수용과 전개
실경 산수화의 발흥
풍속화의 확대와 발전
궁중 장식화의 유형과 특징
기복호사 풍조와 민화류의 범람
화훼 잡화류의 유행과 신감각
VI. 근대 이후의 전통 회화
오원(吾園)양식의 풍미
‘동양화’의 탄생
‘한국화’의 부흥
찾아보기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