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
이 책은 송나라 주자가 정리한 관혼상제에 관한 예법인 주자가례(朱子家禮)를 중심으로 조선 중기의 예학 사상과 일상 문화 및 그 변화를 살펴보고 있다. 주자가례의 수용이 본격화된 조선 중기에 그 정신과 형식이 이론과 실제 양 측면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구현되었으며, 당대 일상 문화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서신이나 제문, 가훈과 시가 등의 다양한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연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출발했다. 하나는 일상 생활에서의 주자가례의 역할이다. 과거 주자가례는 지나치게 형식화되고,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측면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16-17세기 예학자들이 실제로 일상 생활에서 수행한 가례를 보면 주자가례 인식이 매우 유연하고 융통성이 있었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또 하나는 주자가례의 현대적 의미에 대한 관심이다. 조선조 한 시대를 이끌었던 대표적 의례에 대한 인식과 실천, 그리고 그것이 일상 문화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예의 본질과 형식의 관계가 갖는 현대적 의미를 발견하고, 나아가 현대의 의례를 바르게 성찰하고 이끄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 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책에서 논의된 여러 연구들은 가례의 엄격한 수행이 인간의 삶을 예에 종속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당시 사회와 사상을 경직되게 했다는 예학에 대한 고정 관념을 재고하며, 상업주의와 법에 의해 조종되고 제재되는 현대 의례가 예의 근본 정신과 균형을 이루도록 재성찰하는 기반을 제공해 준다.
▣ 이 책의 내용
이 책은 조선 중기에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한 주자가례 담론의 총체적 현황과, 이 시기 사대부들의 통례와 관·혼·상·제례의 이론과 실천에서 드러나는 특성과 그 의미를 고찰한 총 일곱 편의 논문으로 구성되었다. 본 연구가 초점을 두고 탐색한 것은 예서 중심의 거대 담론 뒤에 가려져 있던 일상 문화와 그 변화다.
16세기 주자가례 담론의 전개와 특성(이혜순)에서는 16세기 후반 퇴계 이황을 비롯해서 수다한 사대들 간에 교환된 왕복 서신을 대상으로 주자가례의 실천에서 파생되는 문제들과 이에 대한 인식들을 살펴보고 있다.
16세기 사림의 주자의례 실천과『분천강호가(汾川講好歌)』(길진숙)는 조선 시대에 유교적 예와 예제가 어떤 절차를 거쳐, 그리고 어떤 방식에 의해 사회적으로 저변화되고 내면화되었는지를 16세기 영남 예안의 재지사족이었던 이숙량의 『분천강호록』과 「분천강호가」를 대상으로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초려(草廬) 이유태(李惟泰)의 정훈(庭訓)을 통해 본 가례 의식(남미혜)은 17세기 사대부 가례의 실천 문제를 송시열과 함께 당대 예학을 대표하던 이유태 집안의 가훈인 정훈을 통해 살펴본 것이다. 정훈은 기존의 훈계 위주의 가훈류와는 다르게 현실 생활의 경제적인 면을 강조하는 내용들이 많이 기재되어 있어 실용을 추구하는 사대부의 의식을 엿볼 수 있다.
가례서로서 주자가례의 권위와 의의는 무엇보다 관·혼·상·제례에서 나타난다. 축사(祝辭)와 자설(字說)을 통해 본 관례(이은영)는 17세기 문집에 나타난 문학 작품들을 중심으로 관례에 대한 인식과 실행 방식, 그리고 그 사회적·문화적 의미를 살펴본 것이다.
주자가례의 수용과 17세기 혼례의 양상(김경미)은 주자가례식 혼례가 정착되는 과정을 17세기 양반 가문에서의 친영의 실행 여부를 통해 고찰한 것이다.
- 저자 소개
-
지은이 : 이혜순 외
이혜순
서울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과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niversity of Illinois)에서 국문학 석사와 비교문학 석사를,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중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비교문학: 이론과 방법』,『수호전연구』,『조선통신사의 문학』,『고려 전기 한문학사』,『한국 고전여성작가의 시세계』,『조선조 후기 여성지성사』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 명예교수다.
길진숙
이화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시가를 전공하고 「조선전기 예악론의 추이와 국문시가론 정립 양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조선 전기 시가예술론의 형성과 전개', '노래로 만나는 옛 풍경', 역서로는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공역)가 있다. 현재 강원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남미혜
이화여대 대학원 사학과에서 조선시대사를 전공하고 조선 전기 양잠업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으로는「16세기 사대부 이문건가의 양잠업 경영에 대한 연구」,「표주록을 통해 본 이지항의 일본 인식」,「17세기 양잠정책의 추이와 양잠업의 성장」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있다.
이은영
이화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朝鮮初期 祭文硏究」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 「한문 산문에 투영된 어머니: 18세기 八母服制 담론과 어머니 관련 글들을 중심으로」, 「君臣과 師弟의 경계에서: '오서유고' 소재 <강의>를 통해 본 제왕 교육의 내면」, 「여말선초 使行詩를 통해 본 明 사행길」 등이 있다. 현재 이화여대에 출강하고 있다.
김경미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조선 후기 소설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소설의 매혹', '조선의 여성들'(공저), 역서로는 '19세기 서울의 사랑'(공역), '17세기 여성생활사 자료집'(공역) 등이 있다. 현재 이화인문과학원 HK연구원,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김남이
이화여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집현전 학사의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집현전 학사의 삶과 문학 세계', '우리 한문학사의 여성인식'(공저), '우리 한문학사의 해외 체험'(공저) 등이 있다. 현재 부산대 HK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숙인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중국고대의 여성윤리사상 형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동아시아 고대의 여성사상'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열녀전, 여사서 등이 있다.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동양철학)로 재직 중이다.
- 차 례
-
총론
제 1부 통론
16세기 주자가례 담론의 전개와 특성 - 가례의 문화적 수용 연구를 위한 예비적 고찰 _ 이혜순
I. 머리말
II. 주자가례 담론의 전개
III. 주자가례 담론의 특성과 그 의미
IV. 주자가례 담론의 문화적 수용에 대한 예비적 고찰 - 열녀전을 중심으로
V. 맺음말제2부 일상 의례
16세기 사림의 주자의례(朱子儀禮)의 실천과「분천강호가(汾川講好歌)」
- 제도에 맞는 몸과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_ 길진숙
I. 머리말
II. 16세기 사림의 유교적 생활 규범과 예제
III. 이숙량의 ‘사마씨삭망의(司馬氏朔望儀)’ 실행과 가문 윤리의 내면화
IV.『분천강호록』과 「분천강호가」의 문화사적 의미
V. 맺음말초려(草廬) 이유태(李惟泰)의 정훈(庭訓)을 통해 본 가례 의식 _ 남미혜
Ⅰ. 머리말
Ⅱ. 정훈의 구성과 내용
Ⅲ. 정훈에 나타난 가례 의식
Ⅳ. 가례 의식의 특징
Ⅴ. 맺음말제3부 관·혼·상·제례
축사(祝辭)와 자설(字說)을 통해 본 관례(冠禮) - 17세기의 양상을 중심으로 _ 이은영
I. 머리말
Ⅱ. 관례의 수용(受容)과 행용(行用)
Ⅲ. 확산과 점층의 변주, 축사(祝辭)와 자설(字說)의 구성 방식
Ⅳ. 17세기 관례의 사회적 의미와 그 이후의 동향
Ⅴ. 맺음말주자가례의 수용과 17세기 혼례의 양상 - 친영례를 중심으로 _ 김경미
Ⅰ. 머리말
Ⅱ.『주자가례』를 통해 본 혼례의 의미
Ⅲ.『주자가례』식 혼례의 수용과 17세기 혼례의 실상
Ⅳ. 재현과 실제의 거리: 서사 문학 속의 혼례 양상
Ⅴ. 맺음말17세기 사대부의 주자가례에 대한 인식과 상·제례 - 우암 송시열의 경우를 중심으로 _ 김남이
I. 머리말
II. 송시열 ‘가(家)’의 상·제례(喪·祭禮)’
III. 송시열의 『주자가례』에 대한 인식
IV. 맺는말『주자가례』와 조선 중기의 제례 문화 - 결속과 배제의 정치학
_ 이숙인
I. 머리말
II. '주자가례'의 도입과 제례의 향방
III.'주자가례'의 확대와 제례 연구의 활성화
IV. 조선 중기 제례 문화의 두 측면
V.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