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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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무라 간조는 일본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종교 사상가로 우리나라 기독교계와 사상계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이 책은 농업 문명에서 서구의 근대적 자본주의 문명으로 전환되어가는 역사적 격변기에 우치무라 간조가 흔들리던 자신의 정체성과 세계의 작동 원리를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 새롭게 구성해나간 발자취를 담고 있다. 그의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평생에 걸친 삶의 모습과 사상, 사회적 활동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생애사 성격을 지닌 연구서이다.
우치무라가 살았던 메이지 시대는 장래에 일본이 어떠한 국가가 될 것인가를 모색하며 그 길을 열어가던 변화의 시기였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다양한 사회·문화적 변혁 속에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서구적 근대와 일본의 전통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서양에 대처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했다. 또한 봉건적 신분제 사회에서 근대 국민 국가로 탈바꿈해가는 과정에서 개인과 국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도 중요한 과제였다. 특히 개인의 양심과 국가 권력의 명령이 충돌할 때 개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가 중대한 문제로 대두되었다.
이 책에서는 우치무라가 자신의 시대의 이러한 보편적 문제를 어떻게 자각했으며, 기독교 사상에 근거하여 어떠한 결론을 이끌어냈고, 그것을 당대의 일본인들과 어떻게 공유하며 영향력을 미쳤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그의 기독교 신앙이 어떠한 계기를 통해 생겨나고 어떤 방식으로 변화되어갔으며, 그것이 자신에 대한 정체성 형성에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고찰한다. 특히 우치무라가 체험한 속죄 신앙, 부활 신앙, 재림 신앙 등 기독교의 정통 신앙이 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본다. 또한 내면에서 전개된 그의 신앙이 어떻게 윤리적‧사회적 실천으로 귀결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즉 신앙이라는 내면적 가치가 사회의 공적인 문제에 대한 행동으로 나타나는 과정을 고찰한 것이다. 이외에도 이 책에서는 우치무라가 서양과 일본의 장점을 취사선택하여 창조적 통합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탐색한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보론’을 추가하여 우치무라가 근대 사회에 미친 사상사적 영향 관계를 그의 조선인 제자 함석헌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다양한 논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 책은 우치무라 간조로부터 시작된 기독교 사상이 어떻게 동아시아의 변혁 사상으로 기능했는지까지 확장시켜 살펴봄으로써 독자들이 우치무라 간조라는 사상가의 영향력과 가치에 대해 되짚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책 내용
이 책은 우치무라의 삶과 사상에 대한 총 11장의 챕터와 우치무라 사상을 계승한 그의 조선인 제자 함석헌에 대한 논의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1장에서는 우치무라 간조가 태어나 성장한 메이지 시대의 일본의 상황과 그의 청소년 시절, 그리고 삿포로농학교에서의 교육과 기독교 체험에 대해 살펴보았다. 2장에서는 그의 자아 정체성의 원점이 된 미국 유학기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며 3장에서는 유학기를 통해 정립된 예수(Jesus)와 일본(Japan)이라는 ‘두 개의 J’와 관련된 사상을 일본의 구체적인 역사 현실에서 실험해본 호쿠에츠학관 사건과 불경 사건에 대해 살펴보았다. 4장에서는 교토 시대의 대표적인 저작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특별히 그의 사상의 중심이 된 속죄론을 다룬 『구안록』을 분석함으로써 그의 속죄론의 사상적 논리 구조와 특징을 고찰했다. 또한 청일전쟁에 대한 그의 ‘의전론(義戰論)’이 현실적으로 좌절되면서 이후 ‘두 개의 J’를 구체적으로 실천할 그의 독자적인 방향인 ‘예언자적 애국’ 사상이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다. 5장에서는 우치무라 간조의 사회 평론 활동과 사회 개혁 운동을 살펴보고 이 과정에서 나타난 그의 사회 개혁 사상과 사회주의와의 접점 등에 대해 검토했다. 6장에서는 필생의 사업이 된 『성서의 연구』의 주된 주제들과 이를 통한 기독교 사상 전파 활동을 분석했다. 7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에 따른 그의 진보사관의 파국과, 이를 돌파할 새로운 사상이 된 재림 신앙과 그 운동 과정을 분석하고 그의 재림 사상이 갖는 사상적 특징을 분석했다. 8장에서는 대중에게 성서를 강의했던 활동과 이 시기에 집필했던 성서 주해서를 분석했으며, 9장에서는 말년의 그의 활동을 미국의 배일(排日)이민법에 대한 반대 활동과 영문 잡지에서의 언론 활동을 통해 분석하고 무교회를 둘러싼 후계자 문제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10장에서는 그의 사상이 그의 제자들과 무교회주의를 통해 어떻게 계승되었는지를 검토했으며, 11장에서는 우치무라 간조의 조선관과 그의 사상이 조선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보론에서는 우치무라의 조선인 제자의 한 사람인 함석헌이 우치무라의 사상을 어떻게 창조적으로 계승했는지를 고찰했다.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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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양현혜
이화여자대학교기독교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사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나카무라 하지메(中村元) 종교연구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윤치호와 김교신: 근대 조선에 있어서 민족적 아이덴티티와 기독교』(1994), 『빛과 소망의 숨결을 찾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교회 70년사』(2005), 『근대 한·일 관계사 속의 기독교』(2009), 『김교신의 철학: 사랑과 여흥』(2013) 이 있으며, 역서로는 『일본 사회의 인간관계』(1996), 『기류민의 신학』(1998), 『국가와 종교: 유럽 정신사에서의 로마서 13장』(2003), 『눈으로 보는 성서의 시대』(2010), 『탕자의 정신사: 예수의 비유를 읽다』(2014), 『동화의 숲에서 절대자를 만나다』(2015), 『구안록』(2016) 외 다수가 있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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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들어가는 말
1장 파국과 출구
1. 시대적 배경
2. 구세계의 붕괴와 새로운 출구
3. 삿포로농학교와 기독교에의 입신
4. 7인의 작은 교회
5. 관리 생활과 삿포로독립교회 실험
6. 자연 연구
7. 결혼
2장 정체성의 원점
1. 속죄 체험
2. 미국과 일본 그리고 역사의 발견
3. 하트포드신학교
3장 ‘두 개의 J’의 실험
1. 호쿠에츠학관 사건
2. 불경 사건
4장 문필가 시대
1. 교토 시대의 대표적 저작들
2. 『구안록』과 속죄론
3. 우치무라의 속죄론의 특징
4. 청일전쟁
5장 사회 평론가 시대
1. 사회 평론 활동
2. 비전론
3. 사회주의와의 접점
6장 『성서의 연구』 시대
1.『성서의 연구』와 교우회
2. 『성서의 연구』의 주된 주제들
7장 재림 운동
1. 재림 신앙에 이른 경위
2. 재림 운동의 경과와 논쟁들
3. 우치무라의 재림 신앙의 특징
8장 성서의 대중 강의 시대
1. 대중 강의의 풍경
2. 성서 주해서
3. 관동대지진
9장 말년의 문제
1. 배일이민법 문제
2. 후계자 문제
10장 남겨진 유산
1. 전쟁과 우치무라의 제자들
2. 무교회주의
11장 우치무라 간조와 조선
1. 우치무라의 조선관
2. 우치무라의 조선인 제자들
나가는 말
보론: 우치무라와 함석헌
1. 함석헌과 무교회를 둘러싼 종교 사상적 모색
2. 무교회의 역사철학과 함석헌
우치무라 간조 연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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