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책 소 개
-
고전 콘텐츠가 지닌 공감과 치유, 연대와 상생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이 책은 다양한 매체 환경에서 고전에 담긴 이야기성이 어떻게 구현되고 그 안의 서사력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검토함으로써 고전 콘텐츠 기획・개발의 올바른 방법이 무엇인지, 또 현대인이 이를 통해 어떠한 의미 있는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는지 방향을 제시하는 인문 고전-예술 미디어 융합 입문서이다. 그간 고전에서 소재를 차용한 콘텐츠들은 대부분 선택적 표층 요소인 매체가 주도하는 환경에서 매체가 요구하는 내용의 소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이는 고전이 제공하는 원천서사의 가치를 구현하지 못하고 소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21세기의 콘텐츠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고전서사의 윤리성을 통해 현대인의 상처에 대한 서사적 연대 및 치유의 가능성까지 읽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여러 고전 문학 작품 혹은 고전의 소재를 차용한 현대의 작품들 속에 투영된 서사의 윤리성을 공유하는 데서 시작하여 삶의 서사적 결핍과 질문에 동행하고, 취약성에 공명하는 윤리적 서사성을 콘텐츠의 기획 방향으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콘텐츠를 표층 요소인 전달 내용과 전달 매체, 심층 기제인 이야기성과 서사력, 수신자 반응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고전 문학이 현대의 콘텐츠 기획에 어떠한 의미 있는 방향을 제안하는지 살펴본다. 또한 현대인을 위한 치유적 콘텐츠 제작의 조건으로서 여러 고전 문학 작품에 담긴 원천서사 속 관계성과 공간성을 발견하고, 이들을 통해 궁극적으로 서사적 연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을 접하는 독자들은 고전이 제공하는 원천서사를 통해 현대인의 결핍을 응시하고, 그들의 취약한 삶의 이야기에 공명함으로써 위로와 치유의 가능성을 담은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 기획의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책 내용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콘텐츠의 3요소와 심층서사’에서는 콘텐츠를 구성하는 3요소인 매체, 소재, 서사에 대해 각각의 개념과 구조, 이야기 속의 심층서사와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다룬다. 그리고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인간의 기초서사(자녀서사, 부모서사, 남녀서사, 부부서사, 형제서사, 사회서사)의 관계적 사건과 심리적 자리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고찰하며, 그간 매체만을 중심으로 고려되어온 고전 콘텐츠를 인간의 내력과 상호작용하고 공감을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심층서사를 중심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한다.
2장 ‘치유적 콘텐츠 기획을 위한 고전서사의 내면 읽기: 관계의 발견’에서는 치유적 콘텐츠를 기획하고 설계하기 위해 인간의 존재(내면풍경)와 관계를 발견하는 데 주목한다. 특히 조선 후기 문인 김만중의 소설 「사씨남정기」와 사도세자의 비극적 죽음을 소재로 한 드라마 <비밀의 문>, 그리고 작자 미상의 고전 소설 「배비장전」과 『임상국부자삼취기』에 담긴 원천서사를 중심으로, 악인 캐릭터 내면에서 작동하는 매개서사로서의 요인서사, 단절된 부자서사의 반복적 재연이 의미하는 한국인의 내적 결핍과 통합의 욕망, 사회적 정체성의 결핍을 서사적 정체성의 확립으로 극복하려는 하위 주체의 삶, 낙인과 같은 육체의 경계성을 지우고 자기서사를 설계하고자 서사적 모색을 꾀하는 소수자 집단의 노력 등의 메시지를 찾아낸다.
3장 ‘치유적 콘텐츠 기획을 위한 고전서사의 장소 읽기: 공간의 발견’에서는 고전서사의 배경이 되는 물리적 장소에 내재된 심리 공간의 성격을 고찰한다. 「표해록」, 「거타지」, 「태원지」 등의 다양한 표류문학에 나타나는 표류지에 대한 공간 상상력을 통해 현실의 문제를 발견하고, 「유선굴」, 「최치원」, 「취유부벽정기」 등 신이한 비현실 공간을 묘사한 고전 소설 속 경계 공간이 지닌 치유적 속성 및 서사적 전망을 확인한 후, 영화 <신과 함께>, 웹툰 <쌍갑포차>, 드라마 <아는 와이프> 등 현대의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에 담긴 원천서사들을 통해 콘텐츠의 공간이 서사적 연대를 이루어내는 곳으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저자의 바람을 담아낸다.▣ <루체테인문학사업단 인문융합 시리즈> 소개
이화여자대학교 루체테인문학사업단은 인문학과 실용학문 간 융합을 통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역량을 갖춘 인문학도의 양성을 목표로, 인문기반융합전공 과정의 교재로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 시리즈는 인문대학생의 학문 선호도와 성장 가능성에 근거하여 인문학과 경영학, 인문학과 공연문화ㆍ미디어학, 그리고 인문학과 테크놀로지라는 이질적 분야 간의 유관성을 추구함으로써 인문 기반의 융합적 역량을 강화하고, 그것을 현장에 적용ㆍ실천할 수 있도록 주요 개념과 관련 이슈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제시한다.
- 저자 소개
-
지은이 : 김수연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문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중국 산동이공대학교 초빙교수와 북경대학교 방문학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로 재직 중이다. 한국문학치료학회 기획이사, 한국고전문학회 총무이사, 한국도교문화학회 연구이사를 맡고 있다.
저서로서 『치유적 고전 서사의 발견: 고전 리딩 레시피』, 『유의 미학, 금오신화』, 『Religious Encounters in Transcultural Society: Collision, Alteration, and Transmission』(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도연명을 그리다: 문학과 회화의 경계』, 『중국 고소설 목록학 원론』, 『중국 고소설 작가고증학 원론』 등이 있다. 그 외에 「남악 형산, 유불도 인문지리의 공간경계역」, 「명말 상업적 규범소설의 형성과 조선 왕의 소설 독서」를 비롯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 차 례
-
서문: 21세기 콘텐츠 설계를 위한 심층서사의 발견
제1장. 콘텐츠의 3요소와 심층서사
1. 콘텐츠의 심층서사와 인간의 서사
콘텐츠의 3요소와 심층서사
인간의 서사와 문학의 서사
2. 인간의 관계 영역과 기초서사
서사적 인간의 관계 영역과 기초서사
인간관계 발달 과정의 원초적 사건과 심리적 자리
6대 기초서사의 관계적 사건과 심리적 자리
제2장. 치유적 콘텐츠 기획을 위한 고전서사의 내면 읽기: 관계의 발견
1. 「사씨남정기」, 자기서사를 파괴하는 인간의 내면풍경과 ‘요인’
선인과 악인, 그리고 ‘요인’
자기감의 결핍과 박해 강박: 이십낭을 요청하는 교씨의 심리풍경
폐쇄적 자기서사의 왜곡된 투사와 자기파괴적 그림자 서사
조력자 서사와 요인 서사의 사이에서
2. <비밀의 문>, ‘사도세자 이야기’를 반복 재연하는 한국인의 그룹 자기
‘임오화변’의 슬픈 그림자
‘자기’와 ‘자기서사’
한국-그룹자기의 자기애 단절과 뒤주 트라우마의 탄생
‘사도세자 이야기’의 반복적 재연을 통한 ‘부자서사’의 재건 시도
부자서사의 치유적 콘텐츠 발견을 위하여
3. 「배비장전」, 제주 기생 애랑의 자기서사와 하위 주체의 서사적 정체성
하위주체로서의 제주와 제주 기생
남성들의 풍자놀이에 ‘선물’이 된 애랑의 ‘몸’
육체의 ‘이중적 영토성’과 애랑의 자기서사
대등한 육체성과 하위주체의 서사적 정체성 확인
4. 『임상국부자삼취기』, 육체의 경계 지우기를 위한패러디와 자기서사 설계
조선 후기 상상력의 위계와 차별
발칙한 패러디와 치열한 자기서사
몸 섞기를 통한 육체의 차이 지우기
원나라 계열 향화인의 자기서사 설계 가능성
제3장. 치유적 콘텐츠 기획을 위한 고전서사의 장소 읽기: 공간의 발견
1. 표류지에 대한 옛사람의 공간 상상력
조선 사람의 표류기
조선 후기 한문 단편 속 표류지 이미지
바다 밖 세상에 대한 이야기의 원천들
경계인의 세상 보기와 해양 상상력
2. 경계 공간의 결핍 응시와 서사적 전망
공간 콘텐츠의 두 층위-장소와 공간
경계 공간의 결핍 응시와 서사적 전망의 설계
3. 서사적 연대를 위한 콘텐츠 공간
취약성에 대한 공명과 서사적 동행
서사적 연대를 위한 콘텐츠의 발견
출전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