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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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가를 꿈꾸는 이화인들을 격려하고자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와 이대학보사 공동 주관으로 실시되는 <이화글빛문학상> 경장편 소설 공모의 제4회 수상작이다. 올해의 수상자는 국문과 졸업생인 강윤정 씨로, 사회성 짙은 소재를 본질적이고 철학적인 문제로 승화시켜 버무리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요즘같이 납치, 살인 등의 강력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암울한 사회 분위기와 경기 불황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고단한 현실 속에서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냉랭하고 어수선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픈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으려는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 줄거리
연쇄 살인범에게 딸을 잃은 복남은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채, 인터넷의 자살 클럽을 통해 자신의 죽음을 위한 여행을 준비한다. 한편, 영화감독 지망생인 구열은 옛 여자친구를 대신해 연쇄 살인 사건의 희생자 장례식에 취재를 나갔다가 피해자의 아버지인 복남을 만나게 된다. 복남의 부탁으로 구열은 ‘상처를 치유하는 모임’에서 기획한 다큐멘터리인 줄 알고 여행 과정의 촬영을 맡게 되는데, 이 도보여행에 자살 클럽 회원인 미미와 소진도 동행한다. 저마다의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이들은 여행이 시작되면서 소소한 갈등과 마찰을 겪으며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게 된다. 구열의 카메라 렌즈를 통해 표현되는 이미지의 실제와 왜곡 속에서 이들의 여행은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 책 속에서
복남은 자신의 발을 떠받치고 있는 콘크리트가 마치 서커스 단원들이 재주를 부리는 외줄과도 같이 느껴졌다.
생(生)과 사(死)를 가르는 경계. 그 경계를 걷고 있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걷고 있는 동안만큼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앞으로 나가기만 했으면 좋겠다. 이곳에선 어떠한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걷다가 힘들면 쉬어가고, 또 걷고 걸을 뿐. 길 위를 걷고 있는 복남은 더 이상 비극 속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본문 중에서 p. 48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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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강윤정
1986년생으로 2009년 2월 이화여자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영상콘텐츠 전공)에 재학 중이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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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날
2. 여행의 시작
3. 공주시
4. 무진 마을
5. 교도소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