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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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 출신 대표 작가들의 단편 12편을 모은 테마소설집이다. 2009년 이화여대출판부 창립 6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도서로, ‘이화’와 ‘청춘’을 주제로 하고 있다. 우애령, 이청해, 한정희, 김향숙, 정미경, 권지예, 김다은, 함정임, 배수아, 고은주, 오현종, 권리 등 6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다양한 세대의 작가 12명이 참여했으며, 해설과 기획은 김미현 교수가 맡았다.
세대나, 전공, 작품 경향을 망라한 이 책의 작가들은 “느슨한 공감대, 자유로운 발상, 거침없는 시선으로” 이화와 청춘과 문학을 연계시킨다. 그리하여 작가 수만큼이나 다양한 이화의 모습, 다채로운 청춘의 빛깔을 선보이고 있다.
우선 이화 안에서 이화를 보는 작품들, 즉 청춘의 절정과 맞물려 있는 이화에서의 시간, 이화라는 공간을 다룬 작품들이 있다. 대학시절 산골마을에서 만난 젊은 목사와의 인연을 그린 「선유실리」(우애령), 대학 때 함께 봉사활동을 갔던 친구와 경험했던 어느 평화로운 밤에 대한 기억을 잔잔하게 그린 「그 맑고 환한 밤」(한정희), 이화 캠퍼스 산책을 하며 착잡함과 위안을 동시에 얻는 전업주부를 어린 딸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곳에 가면」(고은주), 이화학당을 세운 스크랜튼 여사의 영혼이 이화학당을 그대로 복원한 이화역사관을 방문한다는 설정의 「가장 전망이 좋은 집」(김다은)이 여기 해당한다.
반면에, 이화 안에 있는 소수자와 타자에 주목한 작품들도 있는데, 화려하고 부유한 이화대학의 이미지로 인해 상처받은 기억이 작품의 주조를 이루는 「밤을 건너는 사람들」(이청해)과 「정박」(권리), 또는 가진 것 없는 청춘의 불확정성과 불안감을 잘 나타낸 「K의 어머니와 면회를 갔다」(오현종)와 「그곳은 어떤가요?」(김향숙)와 같은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이화 자체보다는 보편적 주제로서의 이화가 지니는 확대된 의미를 다루는 작품들도 있다. 시간의 본질적인 속성을 통해 이화의 존재 양상을 문제 삼는 「빠리 거리의 점잖은 입맞춤」(배수아), 바다에서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의 실존적 고독을 다룬 「딥 블루 블랙」(권지예), 삶의 어두운 부분과의 화해를 시도하는 「상쾌한 밤」(함정임), 연약하지만 그걸 알기에 연약하지 않은 청춘 군상들을 그린 「번지점프를 하다」(정미경) 등이 바로 그러한 작품들이다.
해설을 쓴 김미현 교수는, 이화는 단순한 학교가 아니라 시대나 사회별로 ‘뜨거운 상징’ 혹은 ‘왜곡된 은유’로서, 즉 어떤 아이콘으로서 기능해온 측면이 있는데, 이번 소설집을 통해 “소문이나 풍문으로 전해지던 이화가 아니라 실체나 실재로서의 이화의 모습”을 드러내 보인 데에 그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화’라는 키워드로 이루어진 소설집이지만 그 배면에 깔린 청춘의 향기 또한 그윽하다. 70년대 말 농촌봉사 활동을 다니던 선배들에서부터 21세기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재의 여대생까지 다채로운 청춘 군상들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소설이 제공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은 문예물을 출간하는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의 패밀리브랜드입니다.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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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우애령ㆍ이청해ㆍ한정희ㆍ김향숙ㆍ정미경ㆍ권지예ㆍ김다은, 함정임ㆍ배수아ㆍ고은주ㆍ오현종ㆍ권리
우애령
194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 취득. 1993년 문화일보 추계문예에 단편소설 「오스모에 관하여」를 발표하고 1994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트루먼스버그로 가는 길』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당진 김씨』, 『정혜』, 장편소설 『행방』, 『트루먼스버그로 가는 길』, 산문집 『사랑의 선택』, 『결혼은 결혼이다』 등이 있다. 2002년 이화문학상 수상.
이청해
1948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1년 『세계의 문학』에 단편소설 「빗소리」를 발표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빗소리』, 『숭어』, 『플라타너스 꽃』, 『악보 넘기는 남자』, 장편소설 『초록빛 아침』, 『아비뇽의 여자들』, 『체리 블라썸』, 『오로라의 환상』, 『그물』 등이 있다. 1990년 KBS 방송문학상 수상.
한정희
1950년 강화 출생.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8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불타는 폐선」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불타는 폐선』, 『유리집』, 『브리지 파트너』가 있다.
김향숙
1951년 부산 출생. 이화여대 화학과 졸업. 1977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에 「기구야 어디로 가니」가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겨울의 빛』, 『수레바퀴 속에서』, 『종이로 만든 집』, 『눈 없는 나라』, 『그림자 도시』, 『물의 여자들』, 장편소설 『떠나가는 노래』, 『벚꽃나무 아래』, 연작소설집 『스무 살이 되기 전의 날들』, 『서서 잠드는 아이들』 등이 있다. 1989년 연암문학상, 1990년 동인문학상 수상.
정미경
1960년 마산 출생.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2001년 『세계의 문학』 소설 부문에 「비소 여인」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나의 피투성이 연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 『내 아들의 연인』, 장편소설 『장밋빛 인생』, 『이상한 슬픔의 원더랜드』 등이 있다. 2002년 오늘의 작가상, 2006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권지예
1960년 경주 출생.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7대학 동양학부에서 박사학위 취득. 1997년 『라플륨』에 단편 「꿈꾸는 마리오네뜨」를 발표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꿈꾸는 마리오네뜨』, 『폭소』, 『꽃게무덤』, 그림소설집 『사랑하거나 미치거나』, 장편소설 『아름다운 지옥』, 『붉은 비단보』, 산문집 『권지예의 빠리, 빠리, 빠리』, 『해피 홀릭』 등이 있다. 2002년 이상문학상 대상, 2005년 동인문학상 수상.
김다은
1962년 진주 출생. 이화여대 불어교육과 및 불어불문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불문학 박사학위 취득. 현재 추계예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1996년 『당신을 닮은 나라』로 제3회 국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위험한 상상』, 장편소설 『훈민정음의 비밀』, 『이상한 연애편지』, 『러브버그』, 중편소설 『푸른 노트 속의 여자』, 서간집 『작가들의 연애편지』, 『작가들의 우정편지』, 문화칼럼집 『발칙한 신조어와 문화 현상』 등이 있다.
함정임
1964년 김제 출생.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현재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19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광장으로 가는 길」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이야기, 떨어지는 가면』, 『버스, 지나가다』, 『네 마음의 푸른 눈』, 장편소설 『춘하추동』, 중편소설 『아주 사소한 중독』, 파리기행서 『인생의 사용』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불멸의 화가 아르테미시아』 등이 있다. 2006년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
배수아
1965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화학과 졸업. 1993년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을 발표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훌』,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에세이스트의 책상』, 『당나귀들』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불안의 꽃』 등이 있다.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3년 한국일보 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 수상.
고은주
1967년 부산 출생.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5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떠오르는 섬」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칵테일 슈가』, 장편소설 『아름다운 여름』, 『여자의 계절』, 『현기증』, 『신들의 황혼』, 『시간의 다리』 등이 있다. 1999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
오현종
1973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 1999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단편소설 「중독」이 당선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소설집 『세이렌』, 『사과의 맛』, 장편소설 『너는 마녀야』,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있다.
권리
1979년 서울 출생. 이화여대 사회학과 졸업. 2004년 『싸이코가 뜬다』로 제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싸이코가 뜬다』, 『왼손잡이 미스터 리』, 『눈 오는 아프리카』가 있다.
-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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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유실리 _ 우애령
밤을 건너는 사람들 _ 이청해
그 맑고 환한 밤 _ 한정희
그곳은 어떤가요? _ 김향숙
번지점프를 하다 _ 정미경
딥 블루 블랙 _ 권지예
가장 전망이 좋은 집 _ 김다은
상쾌한 밤 _ 함정임
빠리 거리의 점잖은 입맞춤 _ 배수아
그곳에 가면 _ 고은주
K의 어머니와 면회를 갔다 _ 오현종
정박(碇泊) _ 권리
해설 ‘이화’라는 역어(譯語)_ 김미현